간결할 식

들어선 순간 느지막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동네, 코모레비같은 카페, 커피리. (북변동/핸드드립)

gaek 2025. 3. 2. 17:18

(나의 어느 과거) 군 전역과 동시에 아무런 지연 없이 김포라는 도시에 전입신고를 했다. 직장도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예술을 하겠다며 아등바등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발품을 팔았다기엔 적정한 수입이 없는 딱한 신세였지만 보다 값진 공간을 찾아 열심히 꾸렸다. 그 작업실이 있는 동네는 김포가 김포시로 개편되기 전 김포군이었을 시절의 원도심 지역이다. 지금은 허름하고 노후한 건물들이 빛바랜 풍경이지만, 그 백년의 거리의 매력에 한 번 빠지면 몇 해는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다. 내가 그랬다. 아, 아무튼 그 동네인 북변동에서 여러 해 활동했던 그 시절은 특별한 실패를 맛보았던 값진 경험이다.

이런.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샜다.

이번 휴일에도 바쁘게 돌아다닌 동거인과 나는, 지금은 외근으로만 가끔씩 들르는 그 동네를 갔다. 바로 귀가하기가 아쉬워 카페를 들렀다 가자는 같은 마음으로 찾아 들른 그 북변동의 카페를 들어간 것이다. 이 동네에 이렇게 다양한 원두를 취급하는 카페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이다. 내가 했던 작업실과는 거리가 있지만.

 

  • 커피리 - 경기도 김포시 북변1로16번길 19-31 1층 (북변동 755)

 

우리는 창가 구석에 앉았다. 커피리 핸드드립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매대 앞에는 판매하는 주전부리를 진열했다.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로아커 웨하스다. 좌측부터 크림카카오(CREMKAKAO), 나폴리타너(NAPOLITANER), 밀크라 쓰여있는데 바닐라(VANILLA) 2BOX, 그리고 나폴리타너 큰 용량이 있다.

디저트를 먹고 오는 바람에 따로 먹진 않았다.

 

(좌) 매대 안쪽으로 직접 쓰신 메뉴판이 있다. (우) 그리고 매대 옆 배전함처럼 보이는 곳에도 메뉴가 출력되어 있다. 메뉴 구성의 차이는 없어 보이니 둘 중 보기 편한 메뉴판을 보면 된다.
골목 쪽 출입문 옆에는 미량의 서적이 있다.
긴 테이블이 있어서 단체 손님도 방문할 수 있다.
내가 앉은 자리에서 우측으로 큰 식물들이 있다. 허름한 구도심 건물과 식물은 참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다.
가까이서 찍었는데, 사진이 이상하게 찍혔다. 내 실력이니 미안하다.
(좌) 동거인이 주문한 커피리 핸드드립(ice)이다. (우) 내가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핸드드립 원두에는 아홉-열 가지 정도의 원두가 있다. 가장 위에 적힌 커피리 핸드드립을 주문했고, 아메리카노를 맛보지 않을 수 없으니 함께 주문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제조가 완료됐다 하여 가져왔다.

동거인과 한입씩 나눠 마시고 음료를 바꿨다. 핸드드립은 아메리카노에 비해 많이 연한 편이었다. 연한 맛이어서 산미가 있는 아메리카노보다 비교적 벌컥벌컥 마시기에 좋았다. 동거인은 너무 연하다며 산미가 있는 아메리카노가 더 당긴다 했고, 서로 바꿔 먹기에 좋은 이유다. 만족했다.

 

 

골목 쪽 유리창, 출입문이다. 역시 사진이 선명하지 못해 미안하다.
나무로 제작한 입간판이다. roastery cafe 커피리.
우리가 시간을 보내는 동안 금세 어두워졌다. 아직 봄이 오진 않았다.
큰 골목에서 찍은 겨울 저녁의 커피리 모습이다. 해가 지니 더 운치가 있다.

 

 

 

다시금 도처에 오면, 잠시라도 앉아 여유를 느끼고 싶은 곳이다. 나는 항상 느린 곳을 좋아한다. 퇴사하고 싶네.

 

 


  • 커피리 - 경기도 김포시 북변1로16번길 19-31 1층 (북변동 755)

커피리 영업시간 ( https://naver.me/FFG9DP50 )

월화수목금토 10:00~20:00 (공휴일 마감시간 19:50)

12:00~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