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할 식

[김포 구래동] 밤낮없이 속 편한 콩나물국밥이 먹고 싶을 때, 연중무휴 24시 콩시담.

gaek 2025. 2. 3. 23:46

구래동에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을 때, 논밭과 공사장 사이의 한 카페에서 여러 해 동안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다. 새벽 두세시 마감을 하고 나면 그냥 들어가기 씁쓸하여 카페 뒤쪽의 24시 콩나물국밥집을 들러 한 잔 걸치고 귀가하곤 했다.

휴무까지 겹쳐 사흘째 쉬는 날이던 연휴 첫날, 지난 이틀 동안 먹은 기름진 음식들로 배가 우글거려 그 새벽에 속 편히 안주 삼아 먹던 콩나물국밥이 생각나던 것이었다. 그러나, 열심히 찾아간 국밥집은 문이 닫혀있었고, 절망을 뒤로한 채 시린 손으로 휴대폰을 두들기며 찾은 연중무휴 24시 콩나물국밥집으로 향했다. 하필 연휴에 찾아온 추위가 영화 샤이닝이 생각나는 걸음이었다.

 

  • 콩시담 전주콩나물국밥24시경기 김포시 김포한강8로 400(구래동 6884-5)

 

 

 

드디어 목적지에 다다랐다.

 

 

처음으로 주문한 것은 소주다. 얼어버린 신체를 녹여주는 방편에 아주 효과적이다.

 

 

의자 인테리어가 콩나물국밥과 다소 이질감이 있을 수 있는 색감이다. 맛에 자신이 있는가 보다 생각했다.

 

 

국밥 메뉴다. 스크롤 아래까지 다 사진으로 찍으면 어지러울 것 같아서 느낌만 담았다.

우리는 소주와 함께 콩나물국밥을 주문했다.

 

 

비빔밥 메뉴도 있다. 너무 추운 나머지 생각도 얼어버린 탓에 국밥만 주문한 것을 후회했다. 정신을 미리 차렸다면 한 명은 쭈꾸미 비빔밥을 주문했을 것이 틀림없다. 

 

  

다른 찌개 메뉴도 있다. 요새 비지찌개가 그렇게 맛있는데, 국밥이 맛있다면 다음에도 들러 비지찌개를 해치워 줄테다.

 

 

기타 메뉴로 곁들여 먹거나, 식사로도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있다. 떡갈비보다는 아무래도 전병과 왕만두가 콩나물국밥에 어울리는 듯하여 고민하던 끝에, 전병을 주문했다. 내 고향 강원도에서는 총떡이라고 부른다.

 

 

안주류도 다양하다. 취향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확실하다. 하지만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느라 시간을 오래 써야 한다는 단점도 있을 것이 분명하다.

 

 

사리, 추가 메뉴는 단출하다. 계란후라이 3개는 스무 살 적 단골 술집에서 자주 먹던 메뉴다. 그 술집에서는 애교 섞인 너스레를 조금 떨면 자주 무료로 추가해 주셨다. 아, 옛날이여.

 

 

주문한 콩나물국밥이 내 앞으로 내려졌다. 어서 날달걀을 풀어 망가뜨려 줘야겠다. 기본 반찬으로는 깍두기를 내어주신다. 깍두기가 맛없는 국밥집을 본 적은 없다.

 

 

소주 두어 잔을 호로록하던 찰나에 주문한 총떡, 아니 전병이 나왔다.

 

   

내 고향에서 먹는 총떡은 피가 얇은 편인데, 요새 이 도시에서 먹는 전병들은 다들 피가 두껍고 씹는 맛이 즐겁다. 뭐가 더 좋거나 나쁘진 않고 둘 다 맛있다.

 

 

한 잔 더 넘기는 찰나에 창밖에서 눈발이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미리 예보를 봤던 그 날씨가 바로 찾아온 것이다. 아까전에 거리를 총총 걸을 때 쏟아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우리는 연신 이야기했다.

 

 

깍두기가 떨어져 찾아간 셀프 반찬 코너에는 아니, 탐스러워 보이는 무말랭이가 있었다.

 

 

무말랭이 한 접시 담아와 다시 한 잔-

아! 국밥은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슴슴한 육수를 좋아하는 내게는 조금 강했지만, 함께 한 동거인은 한껏 좋아했다.

 

 

애주가들을 위해 주류 메뉴판을 소개한다. 아니, 모주가 있었구나. 콩나물국밥에 모주가 빠지면 슬프지.

 

 

한 잔을 주문했다.

 

 

지난해 전주에서 먹은 그 모주의 맛보다는 아주 달달하고 걸쭉한 맛이었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가볍게 먹기 좋은 맛이다. 값이 이천 원이나 되는 탓에 아껴가며 반 모금씩 먹었다.

 

 

뜨끈한 시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보니 와이파이도 사용 가능하고, 주차는 2시간 무료에 네이버 영수증 리뷰 이벤트도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필요한 분은 참고하길 바란다.

 

 

아마도 연중무휴 24시 영업하는 듯하다. 검색해 보니 일요일만 밤 11시 30분에 문을 닫으시는 것 같다. 일요일만 제하면 언제든 콩나물국밥을 먹고 싶다는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곳이다. 잘 먹었으니 나는 추위를 뚫고 집으로 간다.

 


  • 콩시담 전주콩나물국밥24시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8로 400(구래동 6884-5)

식당 운영시간 - (https://naver.me/GOP0n2cB)
월  06:30~24:00
화~토 00:00~24:00
일  00:00~2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