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같은 휴일, 뜨끈한 방바닥에 누워 휴대폰을 손에 놓지 않던 동거인이 말했다. "베이비슈가 먹고 싶으니 베이비슈를 먹으러 가야 할 것이다."
어디냐고 물으니 달콤한강이라고 한다. 달콤한강이라... 아마도 나의 출퇴근과 갖은 외근 길을 담당하는 전류리가 아니느냐 물으니 맞다고 한다. 무얼 보았느냐 물으니 릴스 같은 걸 봤다고 한다. 맙소사!
회사와 수도권 일대를 오가며 전류리포구 맞은편 1층에 카페가 하나 있는 거 말고 다른 이름을 흘긋 보긴 했지만, 운영을 하는 건지 잘 모를 모양새였다. 어찌했든 나의 '실낱'같은 휴일을 조금 더 여유롭게 즐기고파 미뤄뒀던 그곳을, 긴 연휴가 찾아오자 동거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 가게 된 것이다.
마침 하성면에서 식사를 하고 오던 길이다.
- 달콤한강 -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금포로 1921 머니백스타워 2층 (전류리 63)
전류리포구 맞은편, 알뜰주유소의 옆 건물의 끝에는 이렇게 달콤한강의 출입문이 있다. 주차장이라고 할 공터가 넓어 차량 통행이 많은 때에도 주차하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영하의 날씨 이슈가 있음에도, 설 연휴인데도 다행히 영업을 해주셔서 동거인이 말한 그 베이비슈를 맛보러 올라갈 것이다.
계단을 타고 2층까지 마저 오르면 따뜻해 보이는 카페의 입구가 있다. 손님들이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도록 구성된 포토 스팟도 있지만, 사진을 찍지 못해 미안하다.
<달콤한강>이라는 차홍렬 시인의 시다. 어떤 사연이 있을까 궁금하다.
역시 주인장의 취향이 돋보이는 아기자기한 가구들이다. 우리는 큰 통유리창 앞 원탁에 자리를 잡았다. 안쪽까지 들어가 문을 열면 옥상도 이용이 가능한 것 같다.
메뉴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간단히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카페인 줄 알고 왔지만, 샌드위치, 떡볶이나 디저트까지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우리는 베이비슈를 먹으러 왔기 때문에 차 한 잔씩에 베이비슈를 주문했다.
만들어진 슈에다 크림을 바로 채워 주시는데, 그래서 그런지 슈가 바삭하고 크림은 부드럽다. 내 취향에는 많이 달고 느끼하지만, 동거인은 먹어보고 싶던 터라 만족하는 눈치다. 다 먹지 못해 포장을 부탁하고 집에 가서 하나씩 주워 먹었는데, 시간이 지나 부드러워진 슈를 먹는 것도 묘미다. 온몸에 당을 채운 기분이다.
쌍화차는 연한 편이다. 연해서 그런지 그리 달지 않은데도 단 맛이 도드라진다. 우리의 취향과 조금 거리가 있지만, 한방 향이 진한 쌍화차가 힘든 분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개인적으로 건더기가 기분이 좋아질 정도로 고소하다.
노트북을 열어 업무를 잠시 보거나, 독서를 하고 싶었다. 음악은 독서하기에 적당하지 않았고, 노트북을 열기엔 창밖이 갖은 출퇴근길 건물에 막혀 볼 수 없던 풍경이라 특별했다. 여러 해 동안 지나다니며 이렇게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것은 처음이다, 건물 2층일 뿐인데. 그냥 앉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런 풍경의 일터라니, 주인장이 부럽다.
날씨가 이 정도로 춥지 않은 날이라면, 옥상으로 나가 편한 자리에서 독서를 하기에도 좋을 것이다.
적당히 당도 채우고, 몸도 녹였으니 감기는 눈을 비비고 집으로 간다.
메뉴의 가짓수가 많고, 친절, 편안하고 세심한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는 카페다. 주인장과의 취향이 잘 맞는다면 당신은 바로 단골이 될 수 있다.
- 달콤한강 -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금포로 1921 머니백스타워 2층 (전류리 63)
식당 운영시간 ( https://naver.me/GyYn3mdD )
월화수 금토 10:00~22:00 (라스트 오더 21:00)
일 14:00~20:00 (라스트 오더 19:00)
목 정기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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